주님, 성자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시어 파스카 신비를 마련하셨으니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종들을 거룩하게 하시고 영원히 보호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2023년 4월 7일 (금)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과 오늘의 말씀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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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7일
성금요일 미사 생중계
평화방송 명동성당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
오늘 성경 말씀 카드
다 이루어졌다. (요한 19,30)
오늘 말씀 한 줄 요약
- 제1독서
(이사야서 52,13-15, 53,1-12)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 제2독서
(히브리서 4,14-16; 5,7-9)
예수님께서는 순종을 배우셨고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 오늘 복음
(요한 18,1-40, 19,1-4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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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요한 18장 1-40절, 19장 1-42절
1.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에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거기에 정원이 하나 있었는데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셨다.
2.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여러 번 거기에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곳을 알고 있었다.
3.
그래서 유다는 군대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있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5.
그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요.”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나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6.
예수님께서 “나다.” 하실 때, 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7.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요.” 하고 대답하였다.
8.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9.
이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사람들 가운데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고 당신께서 전에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그때에 시몬 베드로가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다.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12.
군대와 그 대장과 유다인들의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결박하고,
13.
먼저 한나스에게 데려갔다. 한나스는 그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이었다.
14.
카야파는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유다인들에게 충고한 자다.
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사제와 아는 사이여서, 예수님과 함께 대사제의 저택 안뜰에 들어갔다.
16.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는데, 대사제와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그때에 그 문지기 하녀가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요?” 하자, 베드로가 “나는 아니오.” 하고 말하였다.
18.
날이 추워 종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숯불을 피워 놓고 서서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었다.
19.
대사제는 예수님께 그분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히 이야기한 것은 하나도 없다.
21.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이들에게 물어보아라.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다.”
22.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하였다.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
24.
한나스는 예수님을 결박한 채로 카야파 대사제에게 보냈다.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하고 물었다. 베드로는 “나는 아니오.” 하며 부인하였다.
26.
대사제의 종 가운데 하나로서, 베드로가 귀를 잘라 버린 자의 친척이 말하였다. “당신이 정원에서 저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지 않았소?”
27.
베드로가 다시 아니라고 부인하자 곧 닭이 울었다.
28.
사람들이 예수님을 카야파의 저택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그들은 몸이 더러워져서 파스카 음식을 먹지 못할까 두려워,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무슨 일로 저 사람을 고소하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30.
그들이 빌라도에게, “저자가 범죄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총독께 넘기지 않았을 것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31.
빌라도가 그들에게 “여러분이 데리고 가서 여러분의 법대로 재판하시오.” 하자, 유다인들이 “우리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소.” 하고 말하였다.
32.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어떻게 죽임을 당할 것인지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3.
그리하여 빌라도가 다시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하고 물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하고 되물으셨다.
35.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하고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36.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37.
빌라도가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38.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진리가 무엇이오?” 빌라도는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다인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39.
그런데 여러분에게는 내가 파스카 축제 때에 죄수 하나를 풀어 주는 관습이 있소. 내가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 주기를 원하오?”
40.
그러자 그들이 다시 “그 사람이 아니라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하고 외쳤다. 바라빠는 강도였다.
19,1.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2.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3.
그분께 다가가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4.
빌라도가 다시 나와 그들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내가 저 사람을 여러분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내가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라는 것이오.”
5.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자, 이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6.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빌라도가 그들에게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목을 찾지 못하겠소.” 하자,
7.
유다인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소. 이 율법에 따르면 그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
8.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9.
그리하여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당신은 어디서 왔소?” 하고 물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러자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위로부터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12.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하고 외쳤다.
13.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곳에 있는 재판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히브리 말로 가빠타라고 한다.
14.
그날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15.
그러자 그들이 외쳤다.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빌라도가 그들에게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 하고 물으니, 수석 사제들이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16.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17.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18.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19.
빌라도는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달게 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쓰여 있었다.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 도성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그 명패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히브리 말, 라틴 말, 그리스 말로 쓰여 있었다.
21.
그래서 유다인들의 수석 사제들이 빌라도에게 말하였다.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쓸 것이 아니라, ‘나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하고 저자가 말하였다고 쓰시오.”
22.
그러나 빌라도는 “내가 한번 썼으면 그만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23.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었다.
24.
그래서 그들은 서로,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하고 말하였다. “그들이 제 옷을 저희끼리 나누어 가지고 제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았습니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래서 군사들이 그렇게 하였다.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28.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다.
29.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다 이루어졌다.”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31.
그날은 준비일이었고 이튿날 안식일은 큰 축일이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게 하려고,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시신을 치우게 하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였다.
32.
그리하여 군사들이 가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33.
예수님께 가서는 이미 숨지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대신,
34.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35.
이는 직접 본 사람이 증언하는 것이므로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여러분이 믿도록 자기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37.
또 다른 성경 구절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 하고 말한다.
38.
그 뒤에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가 가서 그분의 시신을 거두었다.
39.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40.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41.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정원이 있었는데, 그 정원에는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이 있었다.
42.
그날은 유다인들의 준비일이었고 또 무덤이 가까이 있었으므로, 그들은 예수님을 그곳에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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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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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티회
오늘의 말씀 묵상
매일미사
정진만 안젤로 신부
이제 어둠에서 나와 빛으로 걸어갑시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 전례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가 선포됩니다. 오늘 선포되는 수난기는 요한 복음의 수난 이야기(18─19장)입니다. 요한이 전하는 수난기에서 정점을 이루는 곳은 바로 십자가, 곧 예수님의 죽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순간에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목마름은 육체적 갈증을 느끼는 상태를 가리키기보다는 하느님을 향하는 마음과 그분의 뜻을 이루시고자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을 뜻합니다.
생수의 근원으로서 목마른 사람을 초대하신 예수님께서(7,38 참조) 목마름을 부르짖고 계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요한 복음서 저자는 이를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물을 주시기 위하여 반드시 돌아가셔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19,34 참조).
“다 이루어졌다.”
돌아가시기 전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맡기신 모든 일이 이루어졌음을 알고 계셨습니다(13,1; 19,28 참조).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순종하시며 죽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요한 복음에서 예수님의 죽음은 단순히 고통의 순간이 아니라 아버지께 돌아가는 영광의 순간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시는 예수님의 외침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이루신 승리의 외침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우리를 어둠으로 몰지 않고 오히려 빛으로 나아가도록 이끕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내주심으로써 생명을 주셨고 아버지의 뜻을 완성하셨기 때문입니다. 성주간 금요일, 이제 어둠에서 나와 빛으로 걸어갑시다.
오늘의 말씀 묵상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조명연 마태오 신부
정성을 쏟을수록 푸르름을 드러내는 화초처럼
사제 서품을 받고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아는 지인이 주신 난을 키우면서 화초에 관심을 두게 된 것입니다. 정성을 쏟을수록 푸르름을 드러내는 화초의 모습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그 생명을 바라보는 기쁨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씨앗을 심어서 키우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꽃씨를 사다가 화분에 정성껏 심었습니다.
아침마다 물을 주면서 살피던 어느 날 드디어 싹이 돋아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이제 곧 잎이 나고 줄기가 생기면서 꽃을 피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요. 그러나 저의 기대감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 얼마 후, 돋아난 싹이 시들더니 그냥 죽고 만 것입니다. 하나에 씨앗에서 싹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 싹만 트고 곧 시들어 죽어버린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씨앗에서 싹이 튼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 시작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이 분명 우리의 최종 목적지이고 원하는 결과입니다. 이를 위해서 계속해서 성장해야 합니다. 싹만 튼 것을 모두 이뤘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신앙생활의 시작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주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일 미사 한 번 참석한 것만으로 신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쩌다 기도 한 번 하고서는 열심한 신앙인이라고 사람들 앞에서 내세워서도 안 됩니다. 약간의 기부와 작은 봉사활동만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하나의 싹이 튼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아무런 죄도 없으신 분께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하십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히십니다. 참 하느님이신 분께서 왜 이렇게 하셨을까요?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당신이 희생 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싹만 맺어버리고 그냥 시들어버리는 우리를 대신해 죽으신 것입니다. 이로써 거름이 되어 우리를 살 수 있도록 해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를 대신해 죽으신 주님의 사랑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도, 또 많은 아픔과 고통을 동반하도록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결과인 하느님 나라 안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다킹 신부가 전하는 오늘의 명언
힘보다는 인내심으로 더 큰 일을 이룰 수 있다.
- 에드먼드 버크
오늘의 말씀 묵상
전삼용 요셉 신부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오늘 말씀 묵상 업데이트 준비중입니다.
오늘의 말씀 묵상
프란치스코회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의 오늘 말씀 묵상 업데이트 준비중입니다.
오늘의 말씀 묵상
한상우 바오로 신부
다 이루어졌다.
하늘은 십자가를 어루만집니다. 벌거벗은 십자가는 애달픈 땅을 비춥니다. 예수님의 수난은 침묵이고 예수님의 죽음은 구원의 참된 완성입니다. 목숨을 바쳐야 완성되는 사랑의 힘찬 역설입니다. 약해야 강(强) 할 수 있고 깨어져야 깊어질 수 있는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로 꺼지지 않는 빛을 만드십니다. 십자가의 상처가 선명할수록 쏟아져내리는 평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로 우리의 삶을 다시 빚어 만드십니다. 십자가는 썩지 않고 우리를 살립니다.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는 참된 길이 되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뒤틀린 우리 마음을 바로잡으며 이루어 나아가십니다.
사랑은 사랑하기에 상처를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십자가는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에서 서로 만나게 되는 사랑입니다. 십자가로 말씀하시는 주님을 만납니다. 오늘 우리는 사랑이신 하느님의 수난과 죽음에서 영원한 사랑을 보고 배웁니다. 약(弱)함은 실패가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구원이 되었습니다.
십자가로 부활을 열어주시는 예수님의 수난입니다. 아픔도 상처도 사랑임을 하느님에게서 배우는 아픈 시간입니다. 하느님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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