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라.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이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네.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녀를 통하여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시고 성자의 죽음을 미리 내다보시어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으니 동정녀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2024년 12월 9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온라인 미사와 오늘의 말씀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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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9일
매일미사와
오늘의 말씀 묵상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오늘 말씀 한 줄 요약
- 제 1독서
(창세 3,9-15.20)
나는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 - 제 2독서
(에페 1,3-6.11-12)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오늘 복음
(루카 1,26-38)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 오늘 말씀 카드
(창세 3,9)
너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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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 3,9-15.20
오늘 제1독서
나는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
사람이 나무 열매를 먹은 뒤, 주 하느님께서 그를
9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10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그분께서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12
사람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13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14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
15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20
사람은 자기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하였다. 그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에페 1,3-6.11-12
오늘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4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5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6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11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12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나이다.
루카 1,26-38
오늘 복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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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2024년 12월 9일
조승현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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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말씀묵상
김재덕 베드로 신부
성모님을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기억하기
가브리엘 천사는 처음부터 성모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루카 1,28)라고 부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라는 표현에는 완료형 시제가 쓰였습니다.
성모님께서 이미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 그 은총을 충만히 누리고 계심을 뜻합니다.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1,28)라는 표현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1,30)라는 표현은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특별한 보호 아래 계시다는 뜻입니다.
루카 복음서는 성모님께서 이미 예전부터 하느님의 은총 안에 계셨던 것으로 묘사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1,31-32).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시고자 먼저 성모님을 준비시키셨습니다. 성모님을 원죄에서 보호하시고 당신의 특별한 은총 안에 머무르시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신 까닭은 예수님의 강생과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이루어질 ‘구원’ 때문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신비의 중심에는 우리를 포기하시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우리를 모두 구원하시기 바라시는 하느님의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기념하는 오늘, 성모님을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죄와 악의 유혹에서 벗어나 하느님 사랑에 응답하는 자녀가 되도록,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특별한 전구를 청합시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보호해 주소서! 아멘.
오늘의 말씀 묵상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정결과 사랑의
오늘 무염시태 축일에 관해 묵상하다가 느닷없이 옛날 신학교 때 들은 원로 신부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는 가서 그런 강론하지 말라는 것으로서 당신 본당에 새 사제가 보좌신부로 왔는데 오늘 무염시태 축일 강론을 이렇게 했답니다. 곧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예수님을 잉태하신 것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축일은 그런 것이 아니지요.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을 기념하는 거지요. 그리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이기에 마리아의 공로가 아니고 그렇다고 마리아의 어머니 안나의 공로도 아니지요.
하느님에 의해 그리고 천지창조 이전부터 있었던 하느님의 뜻과 계획에 따라 잉태되신 것이며. 그렇기에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은 순전히 은총이지요. 그래서 엘리사벳이 말하듯 은총을 가득히 받은 마리아인 겁니다.
그러니 마리아를 너무 추켜세울 것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에 저는 하와와의 비교 관점에서 마리아의 위대함을 보고자 합니다. 매우 조심스럽게 주장하는 바이고 그래서 제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면, 겸손하게 생각을 바꾸겠습니다만 하와도 원죄 없이 잉태된 여인이 아닐까요?
우리 교리에 의하면 아담과 하와의 범죄가 원죄이고, 그 후손들도 원죄의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하지요. 아무튼 하와도 원죄 없이 잉태된 여인이 맞다면 원죄 없이 잉태되었는데도 하와는 죄를 지는 것이고,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었을 뿐 아니라 그 후에도 죄를 짓지 않았으며 이 말은 은총을 많이 받았을 뿐 아니라 은총을 유지한 여인이라는 거지요.
그러므로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는 은총을 받은 여인일 뿐 아니라 받은 은총을 잘 유지한 여인인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선 은총을 잘 받기는 합니까? 은총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서 아예 못 받는 경우가 있고, 받으려는 자세는 되어 있지만 은총이 은총인 줄 몰라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은총을 받으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교만하기에 다른 이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하느님의 은총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다른 이의 도움은 필요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은 필요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은총을 받으려고는 하지만 받은 은총이 은총인 줄 모르는 경우는 자기의 입맛에 맞는 은총만 은총인 줄 알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햇빛은 은총이고 비는 은총이 아니라고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다음으로 마리아처럼 받은 은총을 잘 유지하는 것에 대해 보겠습니다. 세례로 이전의 죄를 씻는 은총을 받았다고 우리는 믿는 사람들인데 받은 다음에는 그 은총을 잘 유지하느냐 그 말입니다.
다시 죄에 떨어지는 일이 많고, 그것이 다 자유의지를 자기 욕구 만족을 위해 쓰기 때문이지요. 사랑을 위해 자유를 쓰지 않고 자기만족을 위해 쓴다는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마리아를 정결한 동정녀라고만 하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어머니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그 정결함은 은총이지만 그 정결을 계속 잘 유지하여 주님을 잉태한 것은 그녀의 사랑입니다. 이 두 가지를 다 기념하고 본받아야 할 우리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오늘의 말씀 묵상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
거룩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기
오늘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오늘 전례의 의미는 <본기도>에서 잘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동정녀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시어,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셨으며, 성자의 죽음을 미리 보시고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다’
1854년 12월 8일, 교종 비오 9세께서는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다음과 같이 선언하셨습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이 “교의”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보편적인 구원으로부터 예외 받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원을 미리 입으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대해, 성 안셀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받으신 축복으로 말미암아 모든 피조물은 창조주로부터 축복을 받고, 창조주께서는 그들로부터 찬미를 받으신다.”
이는 성모님께서는 원죄조차 없는, 티 없이 아름답고 거룩한 대성전이셨음을 말해줍니다. 바로 여기에, 구세주 하느님의 아들을 품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성모님을 원죄로부터 보호받는 축복을 가득 부어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를 이렇게 찬양합니다.
“모든 피조물이 당신의 충만함의 흘러넘침을 입어 새싹이 트듯 되살아났다”
그렇습니다. 성모님으로 하여, 우리도 축복에 축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처럼, ‘사랑의 감실이요, 거룩한 대성전’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성모님뿐만 아니라, 우리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이처럼, 비록 우리가 원죄에 물들어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못하지만, 저희 안에 주님을 모심으로써 저희 죄가 씻기게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또한 당신을 건네줄 수 있는 ‘복을 주는 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한없는 기쁨으로 성모님과 함께 <입당송>에서 부른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나의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라.”
정녕, 마리아는 구원받은 인간의 전형이십니다. 그러니,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는 우리 안에도 때 묻지 않은 깨끗한 마음이 있음을 보게 합니다. 아니 그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마음의 울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우리에게 아무리 큰 허물이 있다하더라도 가장 깊은 내면의 영역에는 죄로 물들지 않는 거룩하고 흠 없고 순수한 하느님의 모상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그곳에는 죄가 발을 들여 놓지 못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의 숨결이요, 사랑의 보급자리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요, 우리 안에 거처하는 거룩한 영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 안에는 “빈자리”가 있고, 그 자리는 하느님만이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마에스트로 에크카르트가 말한 “영혼의 정수”인 “심연”이요, 요한 카시아누스가 말한 “마음의 순수”(puritas cordis)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결코 죄에 물들 수 없는 그분의 자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자리로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세계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에페 1,4).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
✚ 루카 1,28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주님!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제 안에 사
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씀 묵상
전삼용 요셉 신부
원죄 없음 : 사흘만 있으면 가죽옷이 준비될 것이란 믿음
길가에 살면서 핫도그를 파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귀가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가게에 라디오가 있을 리 없었습니다. 눈도 좋지 않아 신문도 읽지 않았습니다. 다만 좋은 핫도그를 팔면 많은 사람이 사 먹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핫도그에 들어가는 고기와 빵도 남들보다 크게 했습니다. 고속도로변에 광고판도 세웠고 길가에 나와 “핫도그 사세요.”라고 외치기도 하였습니다. 사업은 나날이 번창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집에 와서 아버지를 돕게 되었습니다. 경제를 공부하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라디오 듣지 못하셨어요? 신문도 읽지 못하셨죠? 지금 경기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요. 유럽의 상황은 처참해요. 외국은 유럽보다 훨씬 나쁘고요.”
이 말에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우리 아들은 대학생이고 신문도 읽고 라디오도 들으니까 아는 게 많은 게 당연하지.’
그리고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고기도 줄이고 핫도그 크기도 줄였습니다. 더 이상 길가에 서서 핫도그를 팔지도 않았습니다. 아들의 말대로 장사가 점점 안되었습니다. 급기야 고속도로변의 간판도 내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완전히 망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네 말이 옳았다.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게 분명하구나.”
사람은 왜 부정적으로 될까요? 긍정을 잃고 부정에 귀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죄가 무엇일까요? 믿음이 없음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믿지 않았기에 죄에 물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죄가 빼앗는 믿음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고 우리를 사랑하시니 모든 것을 해 주실 분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부르기 위해 베드로의 배에 올라타시고,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하십니다. 베드로는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하며 정말로 그물을 내리니 그물이 찢어질 듯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그때 베드로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이것이 겸손일까요? 겸손의 탈을 쓴 교만입니다. 베드로의 이 부족한 면은 예수님께서 그의 발을 씻어주려 하실 때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발을 씻으려고 하시자, “주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심을 믿지 못하는 게 죄입니다. 믿지 못하면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고 능력자이심을 믿을 때 나는 어떤 감정이 듭니까? 바로 ‘긍정’입니다. 다시 사랑하는 부모와 함께 있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성모님은 시골의 한 처녀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은총이 가득하신 분’은 온 세상에 성모님밖에 없으셨습니다. 천사가, “은총이 가득하신 분,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함께 계십니다”라고 인사하였습니다. 죄인에게는 주님께서 함께하지 않으십니다. 스스로 그분을 물리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고 우리를 사랑하심을 알라고 가브리엘 천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짓고 하느님이 자신들을 용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힘으로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나무 뒤에 숨었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믿지 못하면 자기 능력을 믿게 됩니다. 이것이 원죄이고 이 아담과 하와의 원죄가 모든 인류에게 미친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만은 자기 능력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브리엘 천사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한 꽃집 할머니는 항상 행복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았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매일 행복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맨날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노부인도 그렇게 대답합니다. 비밀을 이렇게 말해주곤 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안 좋은 일도 일어나지. 그러나 예수님께서 사흘만이 부활했잖아요? 나도 ‘사흘만 있으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해요. 정말 사흘만 지나면 다 좋아져요. 그래서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이분이라면 거의 원죄를 벗어났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전능하신 분이 당신과 함께 머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원죄에서 벗어난 이들은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전능하신 분께서 함께 계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말씀 묵상
조명연 마태오 신부
진정한 힘이 되기 위해서는 마음을 먼저 맞춰야 한다.
영국의 정부 부처 중에서 낯선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영어로 The minister of Loneliness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외로움 부’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곳의 장관은 무엇을 할까요? 말 그대로 외로운 사람을 위해 일하는 장관입니다. 외로움을 국가 문제로 보고 이렇게 정부 부처를 하나 만든 것입니다. 우리 옆 나라 일본 역시 외로운 사람을 위해 ‘고독’ 담당 장관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는 외로움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10명 중에서 5명 이상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렇게 외로운 사람이 많은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연을 당해 외로워하는 사람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재미있는 것은 그 사람보다 더 최근에 실연으로 외로워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즉, 같은 마음으로 마음을 나눌 때 위로를 얻고 치유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진정한 힘이 되기 위해서는 마음을 먼저 맞춰야 합니다. ‘뭐가 힘든데? 겨우 그 정도로 힘들어하는 거야?’라면서 자기 잣대로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또 상대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경험만 주야장천 말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그보다 상대의 마음에 집중하면서 그 마음과 맞출 수 있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즉, 이해, 지지, 공감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보면, 늘 마음을 맞추신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한다는 엄청난 소식을 듣습니다. 무조건 부정하고, 그 소식을 철회해 달라고 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과 마음을 맞추십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타 언덕을 올라가실 때도, 예수님과의 마음을 맞춰서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이제 지금 외로움에서 어쩌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우리들과도 마음을 맞추십니다. 그래서 성모님과 함께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성모님과 마음을 맞출 때, 하느님과도 마음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커다란 위로와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마음을 맞추고 있나요? 그리고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과도 마음을 맞추고 있나요? 성모님의 모범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발레리
오늘의 말씀 묵상
한상우 바오로 신부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아무리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시들지 않는 푸른 잎들이 있습니다. 은총을 입고 사는 우리들의 삶입니다. 우리의 삶에 은총이 있습니다.
고맙고 고마운 일입니다. 하느님이 아니시면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도 복되신 동정의 은총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은총의 행진이 구원의 역사 안에서 구체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은총을 지나서만 갈 수 있는 따뜻한 성탄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있기에 사라지지 않을 예수님의 성탄이 있습니다. 얼마나 우리가 귀한 존재인지를 뜨겁게 깨닫습니다. 은총과 축복의 순간순간들을 우리는 살아갑니다.
은총으로 가야 할 길을 깨닫습니다. 모든 사랑의 역사는 은총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늘의 은총이 새로운 역사가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불가능이 없으십니다. 하느님의 뜻에 하느님의 은총에 응답하는 우리들이길 기도드립니다.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이 땅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구의 기도를 드립니다. 은총의 시작 구원의 역사를 진실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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