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세상에 오시어 말씀하셨다. 보소서,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
하느님,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2025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온라인 미사와 오늘의 말씀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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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5일
매일미사와
오늘의 말씀 묵상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오늘 말씀 한 줄 요약
- 제 1독서
(이사 7,10-14; 8,10ㄷ)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제 2독서
(히브 10,4-10)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 오늘 복음
(루카 1,26-38)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 오늘 말씀 카드
(루카 1,28)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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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7,10-14; 8,10ㄷ
오늘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히브 10,4-10
오늘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루카 1,26-38
오늘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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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2025년 3월 25일
최진호 세례자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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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말씀묵상
한창현 모세 신부
마리아가 받아들인 세 가지
오늘 복음에서 천사는 마리아와 나눈 대화에서 다음 세 가지를 말합니다. ‘기뻐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성령께서 내려오실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모든 인간의 내면 깊은 곳까지 닿아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 세 가지를 받아들여 믿음의 본보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서 마리아에게 은총이 가득한 이라 부르며, 기뻐하라고 하였습니다. 마리아는 몹시 놀랐지만, 먼저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였습니다. 곧이어 천사는 마리아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천사의 말을 들어 보니 그 일이 주는 무게감은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사는 마리아에게 성령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말하였고,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매일미사』의 묵상 글을 써 달라는 전화를 받고,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능력도 없는 나를 왜 섭외하려고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로 성서 전공자들이 필진을 맡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두려움이 몰려 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차피 하느님께서 하실 겁니다. 그러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어떻게 그러한 대답이 나왔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령께서는 지금까지도 묵상 글을 준비하는 것이 내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임을 끊임없이 깨닫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 묵상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인성과 신성의 교환 대축일
오늘 독서와 복음은 이사야의 예언, 곧 동정녀가 잉태하여 임마누엘 하느님, 메시아 하느님을 낳을 것이라는 예언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이루어진다는 얘기이고 구조입니다.
그러나 예언이 이루어진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오늘 히브리서는 그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당신 뜻을 이루실 수 있는 분이고,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당신 뜻을 이루실 수 있는 분이어도 우리 인간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이루실 수 없는데 예수님도 마리아도 그 뜻에 동의하셨고 우리도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 전례의 뜻입니다. 그래서 오늘 두 번째 독서 히브리서는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전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그리고 복음은 마리아가 천사의 알림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고 전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인간의 동의 없이는 하느님도 당신 뜻을 이루실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정말 그런 것인가? 하고 머리를 갸우뚱하실 분이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하느님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연히 그럴 능력이 있으십니다. 그러나 그럴 뜻이 없으십니다. 우리의 뜻을 존중하시어 당신 뜻을 꺾으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뜻을 스스로 꺾고 당신 뜻을 스스로 따르도록 당신도 당신의 뜻을 능력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우리의 사랑의 응답을 사랑과 존중의 마음으로 기다리십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응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주님께서 아무리 오시려고 해도 오지 못하시는 것입니까? 그러나 다행히도 마리아께서 주님 뜻에 사랑으로 응답합니다.
주님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마리아에게 수태되신 것이고,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마리아를 수태하신 것입니다. 두 분의 응답은 능동적인 수동태이고 위대한 수동태입니다.
사랑의 응답이었기에 이것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응답이 있었기에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을 뿐 아니라 사람이 주님의 신성에 참여하는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주님의 성탄도 그렇고 마리아의 수태도 신성과 인성의 교환이고, 그래서 오늘 전례의 본기도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그렇습니다.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면 우리도 마리아처럼 신성을 잉태함으로써 주님의 신성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 놀라운 주님 신성의 참여에 초대받는 우리가 사랑으로 응답까지 하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의 말씀 묵상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
말씀에 대한 믿음의 봉헌
오늘은 주님탄생예고 대축일입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기쁨에 찬 인사말을 전합니다.
“기뻐하시오. 은총을 입은 이여, 주님께서 함께 계십니다.”(루카 1,28)
오늘 <복음>은 가브리엘 천사와의 세 번의 대화를 통해 마리아께서 어떻게 자신의 신원과 소명을 알아듣고 응답하게 되는 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대화>는 천사의 인사말에 대한 마리아의 당황, 곧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입니다(루카 1,29).
<둘째 대화>는 천사의 아기 잉태 예고와 그 아기의 신원과 소명에 대한 마리아의 물음, 곧 “어떻게 그 일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라는 물음입니다.
<셋째 대화>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마리아의 응답, 곧 “주님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응답입니다.
이 대화를 통하여, 마리아의 깨달음 역시 세 가지라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지금 이 일을 하시고자 하는 분이 누구인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성령이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고 거룩한 하느님의 아들이 탄생하는 이 일은 다름 아닌 “하느님이 하시는 일”임을 깨달음입니다.
<둘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신원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주님의 여종”임을 깨달음입니다.
<셋째>는 자신의 소명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는 ‘아기 잉태’를 원하신다는 것이며, 바로 이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깨달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소명에 마리아께서는 어떻게 응답하였을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그분의 사랑을 허용하는 일, 곧 그분께서 당신의 사랑을 내 안에서 이루시도록 나 자신을 그분께 허용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수락하고, 그분의 사랑을 수락하고, 그분의 사명을 수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름 하여,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예”(피앗)라는 동의, 곧 받아들임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은총이 나에게 파고들도록 자신을 그분께 승복하는 일이었습니다. 곧 당신께서 원하신 바를 내 안에서 하시도록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승복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화답송>에서처럼 “주님, 당신 뜻을 따르려 이 몸이 대령했나이다.”(시편 39,8)라고 말하는 것이요, <제2독서>에서처럼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왔습니다.”(히브 10,9)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름 하여,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분께 결혼의 단란함과 미래뿐만이 아니라, 율법의 위반자로서 목숨까지도 내어드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일이었습니다. 나아가서 그것을 희망하고 바라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그분만이 자신의 전부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이름 하여, 말씀에 대한 ‘믿음의 봉헌’이었습니다. 그분의 희망 안에 일치를 이루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마리아의 소명은 구세주의 구원은총을 입은 우리 모두의 소명이요, 교회의 소명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이요, 그 사랑을 믿고 따르는 일이요, 먼저 받은 바로 그 사랑으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실상 필요한 한 가지는 임이 나를 사랑하도록 허용하는 일, 임의 사랑에 나를 승복하는 일, 임이 온전히 나를 사랑하도록 나를 온전히 내어주는 일, 사랑에 앞서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 하여, 받아들인 그 사랑으로 사랑하기, 임으로 임을 사랑하기입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내 안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아주는 이가 있다는 이 사실이 그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우리는 참으로 기쁘고 행복합니다. 아멘.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
✚ 루카 1,28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주님!
참으로
큰 놀라운 일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기쁘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씀 묵상
전삼용 요셉 신부
내 안에 사시는 예수님은 어떤 연령대일까?
오늘은 성모 영보 대축일입니다. 일부 개신교 목사들이나 신자들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모님을 신성시한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모님을 공경합니다. 신부님의 어머니도 신자들이 공경합니다. 하물며 하느님을 낳으신 분을 어떻게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왜 어떤 인물을 낳은 어머니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공경하게 될까요? 자녀가 어머니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떤 유치원 교사가 해 준 이야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학급에 친구들 신발까지 정리해주며, 선생님 마음 아프니까 떠들지 말자고 친구들을 다독이는 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상담해 본 결과 그 아이 어머니는 아기가 태중에 있을 때 신구약 성경을 두 번 통독하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날 때부터 부모님을 생각하는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또 믿을 수 없었던 하나의 장면은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본 것인데, 한 어머니가 아이들 몇 명과 함께 한 시간 동안 성체조배 하는 모습입니다. 아이가 대여섯 명 되었던 것으로 생각되고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누나가 막내 아기를 안고 있었고 엄마는 거의 만삭인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울지도 않고 어린아이들이 엄마처럼 말도 안 하고 움직이지도 않으며 한 시간 동안 성체조배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 태중에 아기가 있을 때부터 저렇게 성체조배를 하니 아이들에게도 그 영향이 가는구나!’였습니다. 저도 만약 결혼했다면, 아기 엄마에게 억지로라도 ‘하.사.시.’를 읽게 하고 매일 ‘성체조배’를 태교로 시켰을 것 같습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산만한 아기들이 있습니다. 저는 분명히 그것이 부모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기는 부모의 모든 것을 받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안 그러셨을까요? 예수님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에게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셨을까요? 하느님은 요셉 성인에게 천사를 보내시어 마리아와 혼인하고 마리아와 아기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거나 다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아무 힘이 없으십니다. 성모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셉이 주저했다면, 헤로데에게 아기를 빼앗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자연의 법칙에서 제외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태중에서부터 인간이시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이 하느님이 되어가는 과정을 ‘모범’으로 보여주셔야 하는 분이셨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하느님이셨다면, 인간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가능성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요셉 성인이 성모 마리아를 신고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것도 끔찍한 일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2,40)
처음부터 튼튼했거나 지혜가 충만한 것이 아니라 강해지고 충만해진 것입니다. 여기서 튼튼해진다거나, 충만해진다는 동사는 ‘미완료형’입니다. 미완료형은 지금도 반복해서 진행중인 상태라 완성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완성된 상태로 잉태되거나 태어나신 것이 아니라 ‘형성되는 과정’을 겪으셨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고 특별히 성모 마리아의 역할은 더 절대적입니다. 만약 성모 마리아가 죄에 조금이라도 물들었다면, 예수님도 죄에 물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부모의 죄는 자녀에게 전달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구약에서 죄에 물들지 않아야만 하는 성모님의 모델은 ‘파라오의 딸’일 것입니다. 모세는 그리스도의 전형입니다. 당시 파라오라는 사탄과 같은 존재에 의해 모두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파라오의 딸이지만, 파라오의 영향을 받지 않는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딸은 파라오의 명령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일강에 떠내려온 모세를 키웁니다. 그 공주가 아닌 다른 모든 사람은 파라오의 영향 아래 있었기에 모세를 살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에서도 그러한 여인을 찾으셨습니다. 성모님은 이런 면에서 당신 자신도 죄에 물들면 안 되는 분이셨고, 구원을 위해 예수님을 미리 마련하셨듯이 성모님도 미리 마련되신 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이미 뽑히셨지만, 마지막 때에 여러분을 위하여 나타나셨습니다.”(1베드 1,20)
그리스도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육체를 지니셔야 했다면, 세상 창조 이전에 이미 그 육체를 주셔야 하는 성모 마리아도 미리 죄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하시며 마련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많은 신학자들은 첫 피조물인 ‘지혜’를 성모 마리아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님을 모시고 엘리사벳을 방문하십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의 인사를 받을 때 성령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때 성령은 누구에게서 오는 것일까요? 바로 아기 예수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은 어떻게 오실까요? 성모 마리아의 인사를 통해 오십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우리 안에서 ‘아기’처럼 우리가 하는 것에 따라 은총을 주시며 순종하십니다. 다만 우리 안에 죄가 있다면 그 죄 때문에 쉽게 돌아가실 수도 있는 약한 상태이신 것입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할 때 예수님은 우리 안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계실지 궁금해합니다. 저는 분명 성모님께 그러하셨듯이 ‘아기 예수님’으로 계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성모님은 구원의 모델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른으로 우리 안에 사실 수는 없습니다. 어른은 나에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예수님은 내가 죄를 지으면 내 안에 사실 수 없습니다. 영향을 받으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다만 살아계신다면 신적 능력을 부여하십니다. 이것을 깨닫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신 성모님을 어떻게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의 말씀 묵상
조명연 마태오 신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테이블 끝에 있는 소금 통을 건네줄 수 있니?”라고 말하자, 아들은 곧바로 “그럼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그냥 자기 식사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왜 소금 통을 주지 않니?”라고 다시 말했습니다. 아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가 소금 통을 건네줄 수 있는지 물어서 저는 줄 수 있다고 대답했죠. 소금 통을 달라고는 하지 않으셨잖아요.”
‘소금 통을 건네줄 수 있니?’라는 질문이 그냥 질문 자체로 끝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 안에서는 소금을 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말 그대로만 받아들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도 그렇지 않을까요? 그 안에는 “사랑하라”는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실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입으로는 계속해서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행동은 자기 욕심과 이기심 채우는 데만 급급하다면 주님을 제대로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듣기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이 사랑을 통해서 우리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갖게 됩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주님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탄생에 대한 예고를 기념하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듣게 되지요. 그때 얼마나 놀라고 두려우셨을까요? 우선 하느님의 천사를 직접 보는 사람은 곧바로 죽는다는 당시의 생각도 떠올려졌을 테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갖게 된다는 것도 공개적으로 돌에 맞아 죽게 됨을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 죽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로 큰 두려움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4)의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곧바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대답이었습니다. 모든 상황이 자기를 힘들게 할 것임이 분명하지만, 하느님을 사랑하시기에 하느님의 일에 함께하기로 결심하신 것입니다. 사랑의 마음이 굳은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사랑의 마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더는 입으로만 말하는 사랑이 아니라 또 남의 사랑만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실천하는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커지면서 하느님의 일을 세상에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삶에서 원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그것이 당신을 살아 있게 만든다
- 에바 그린
오늘의 말씀 묵상
한상우 바오로 신부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말씀은 믿음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늘의 말씀이 내일의 탄생이 됩니다. 말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멈출 수 없는 말씀의 생명력입니다.
말씀이 우리에게 오고 계십니다. 말씀을 따라 말씀이 잉태됩니다. 잉태와 탄생으로 당신의 말씀을 하십니다. 말씀의 길이 우리 가운데 펼쳐집니다.
말씀을 깊이 체험합니다. 우리 삶의 근간이 되고 중심이 되는 말씀을 받아들입니다. 받아들임만이 하느님의 탄생을 이루는 신비가 됩니다.
말씀이 우리의 현실이 됩니다. 말씀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말씀만 있고 사랑이 없다면 탄생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말씀은 사랑입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탄생하시려는 하느님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의 삶 안에 하느님께서 탄생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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